개발자는 어쩌면 크리에이터라 불려야 하지 않을까?

혼자서 일한 지 몇 년이 지나고…
문득 내 모습을 보니 개발자가 아니라 소설가의 모습과 비슷한 거 같아.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쓸지 고민합니다.
에디터를 열기 싫어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열어서 꾸역꾸역 써 내려가는 모습도 너무 비슷해.

소설을 쓰는 사람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개발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

회사에서 일할 땐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개발자였습니다.
누군가가 가져다준 기획서와 디자인을 보고 그 기능을 구현하는 개발자.

혼자서 코딩하다 보니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콘텐츠를 창작하는 사람.
매일 아침에 일어나 책상에 앉아 소설을 쓰는 소설가처럼.
저도 모니터를 보며 스토리를 써나갑니다.

어떤 결말인지 나도 궁금해.
하루하루 소설을 더해나가고 기존에 썼던 부분을 고칩니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생 때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대부분 딴생각만 했지만 문학 시간만큼은 너무 좋았어.
그 문학책만큼은 아직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걸 보면 틀림없는 기억.
나도 저런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가만.
이제 보니 나도 매일 이야기를 쓰고 있잖아?
내가 만든 작은 세상에서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는 걸.

이야, 나도 꿈을 이뤘다.
어쩌면 이거 소설가보다 더 좋은 거 아니야?
이제야 알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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