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을 계약하고 나서 원고 약속을 매번 지키지 못했습니다.
편집자님이 아니었으면 아마 절대 출간되지 못했을 겁니다. 죄송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책이 출판된 후에도 홍보에 별 도움을 드리지 않아 미안한 맘이 있는 와중에…
세이노가 답하다에서 아래 글을 보고 눈이 번쩍 띄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은 출판사 직원들이 격렬히 저가 출판을 반대하였기에 책이 안 팔리면 재고를 차 대표가 전부 사겠다고 했다는데 나도 재고가 남으면 내가 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홍보는 못 도와줄 망정 적어도 출판사에 손해는 안 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진심으로 내 마음이 그런거라면… 남는 재고를 내가 다 사버리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어제 다른 채널을 통해서 250여권을 신청 받았고…
남은 100권을 신청하신 분들께 선물해 드립니다.
필수는 아닙니다만 재밌게 읽으셨다면 온라인 공간 어딘가 독자평을 올려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읽으러 가겠습니다.
이 구글폼에서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100명이 넘으면 폼이 닫힙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이런 것들이 요즘엔 다크 패턴이란 말을 현역에서 일하는 동생에게 들었습니다.
“에? 그게 무슨 소리야?”
매일 잔디 심기.
매일 블로그 글쓰기.
이런 지원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부트캠프 같은 곳에서 이런 것들을 숙제로 시킨다고.
이런 지원자가 너무 많아져서 걸러 내는 게 일이라고.
제가 지금 구직을 한다면 작은 앱이라도 하나 만들어서 스토어에 출시까지 해볼 것 같습니다.
사용자가 생기면 말할 것도 없이 좋겠지만 사용자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억지로 잔디를 심는 대신 내 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다른 지원자들에게는 없는 특별함이 전달되지 않을까?
면접에서 대화할 때도 서로 편할 겁니다.
앱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서 운영 해본다는 것은 현역 개발자들도 온전히 해보지 못하는 경험.
앱의 일부만을 만들어서 기획자에게 빌드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 과정을 경험해본 것만으로 이미 특별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완전히 공감이 되었습니다.
ChatGPT처럼 돈을 내고 쓰는 서비스조차 그렇습니다.
Claude 3가 더 좋은 답변을 주니 사람들이 곧장 갈아타고 있습니다.
ChatGPT를 찬양하던 저도 갈아탈까 고민 중입니다.
이 시장에서 사용자의 충성심이라는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환 비용이 너무나 싸기 때문에.
사용자를 락인 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조차 그러한데 1인 개발의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기술력도 없고 자본도 없으니 해자를 쌓기가 어렵습니다.
해자가 없으니 경쟁에 취약합니다.
어떤 앱이 잘 됐다 하면 그걸 따라 하는 앱들이 수도 없이 생기는 시장입니다.
얼마 전 동생이 월 200만 원 버는 앱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할 때 그 앱이 어떤 앱이라고 말을 할 수 없었던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따라 하는 사람들이 생기면 타격이 곧바로 올 테니까.
1인 개발의 좋은 점만 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쟁터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총만 안 들었을 뿐, 잠도 안 자고 24시간 전투가 벌어지는 세상.
IT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그런 전쟁터에서 사는 것.
그 안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1인 개발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엄청 좋을 줄 알았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열심히 코딩을 하는 거야. 글도 많이 쓰고.
오랜만에 혼자 있는 시간인데 최선을 다해 집중해 보자.
집중은 개뿔.
코딩은 하기 싫어서 계속 늘어져 있고..
강아지 산책시키러 나가야 되는데, 그것조차 귀찮아서 계속 시간을 끌다가 겨우 다녀오고 합니다.
밥 먹으러 나가는 것조차 귀찮아.
아무것도 안 하고 그렇게 이주가 흘러버렸습니다.
올해 최악의 2주는 지난 2주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가만히 있는 게 절대 좋지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뭔가를 할 힘도 없어. 무기력하고 스스로가 한심한 기분.
혼자서 뭘 한다는 게 이렇게 어렵습니다.
시간이 왕창 주어지면 뭐든 열심히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시간이 주어지니 생각처럼 되질 않습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혼자 일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다른 경쟁자들도 무섭지만 그보다 내가 더 무서워.
나의 이 게으름은 도저히 이길 수가 없거든.
오늘 아내와 딸이 드디어 해운대로 왔습니다.
이제야 살 것 같습니다.
아내와 딸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아, 이제야 알겠다.
그동안 혼자서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가족들의 지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는걸.
그게 동기 부여가 됐었구나.
결혼을 안 한 채로 혼자 살다가 회사 그만두고 1인 개발했더라면 쫄딱 망했을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웃음)
스스로가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 궁금하면 회사 1주일 쯤 휴가내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서 글쓰기나 코딩을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혼자 일하기에 적합한 사람인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다음에는 구글을 선택했습니다.
UI도 좋고 아주 깔끔해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기습적으로 도메인 사업을 팔아넘겨버렸어. 😂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삿짐 다 옮기고 인테리어도 해놨는데 예상치 못하게 방 빼달라는 소리 들은 것 마냥.
이번엔 클라우드 플레어를 선택했습니다.
cloudflare 대시보드
대시보드가 마음에 듭니다.
좌측에 써먹을 수 있는 기능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종합 서비스’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구글 도메인보다 더 만족스럽습니다.
힘들게 이사한 보람이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개발 서버가 겨우 한 대 있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서버 이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sun024
아파치. CentOS 5. 메모리는 8기가였나 4기가였나.
여기에 카카오톡 서버가 올라갔습니다. 카카오 스토리 서버도.
이모티콘 서버도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또 뭐가 있었더라? 카카오 계정 서버?
회사 내에 있는 모든 서버가 이 한 대에 올라갔습니다.
CentOS 5에는 SNI라는 것이 기본으로 지원이 안 돼서 여러 도메인을 서빙하려면 귀찮은 짓을 좀 해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 귀찮은 짓을 다 하고 서버가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카카오톡은 이미 성공했고, 카카오 스토리도 순식간에 천만 사용자를 넘었을 때였습니다.
서비스별로 분리해서 서버 한 대씩 써도 될 것 같은데 이걸 아직까지 이렇게 쓰고 있네?
이런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
다들 회사 돈을 별생각 없이 썼으니깐.
서버 두 대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10대를 달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혹시 모르니까’.
aws small
인스턴스로도 충분할 것 같은 서비스를 2xlarge
로 만들었습니다.
‘너무 작은 거 쓰다가 서버 죽으면 어떡해요’.
그래서 속으로 기뻤습니다.
와, 이 사람들 너무 좋다.
돈 아끼려는 근성이 남다른걸.
졸라 stay hungry 하군.
2012년의 카카오톡 모습
개발 서버 한대에 모든 앱이 올라가있으니 잘못 건드려선 안 됐습니다.
어느 날 저녁.
서버들이 잔뜩 올라가 있는 그 개발 서버의 apache 설정을 고치고 restart 했다가 모든 서버를 내려버린 적이 있습니다.
“테스트도 안 하고 그냥 막 껐다 켜는 거니?”
팀장님이 화가 나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아파치는 Configuration 테스트를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nginx에도 물론 있고요.
-t
옵션으로 설정이 문제없는지 미리 확인한 다음 서버를 껐다 켜야 하지 않냐는 질책이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웹서버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거든요.
제가 해본 웹 경험이란..
대학생 때 ASP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Windows의 IIS 서버에 올려 본 것이 전부.
서버 개발 경험은 있었지만 항상 서버를 손수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nginx(웹 서버)에 puma나 unicorn(앱 서버)를 연결해서 그 위에 루비 온 레일즈(애플리케이션)를 얹는 환경은 낯선 환경이었습니다.
그때 시간이 저녁 여덟 시가 넘었을 겁니다.
저녁밥을 먹고 돌아와서 였으니까.
사실 서버를 꼈다 켜기 전 고장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불안했지만 그냥 껐다 켰던 겁니다.
어차피 다 퇴근했을 텐데. 누가 이걸 보고 있겠어. 잘못되면 빨리 고치지 뭐.
그런데 이게 웬걸.
서버가 내려가자마자 곧바로 아지트와 카톡을 통해 이팀 저팀에서 메시지들이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서버 꺼졌나요?”
“갑자기 api가 안 되는데요.”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작업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잠시 식은땀이 났지만 문제를 해결한 후 곧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 회사는 분명히 잘될 거야.
이런 사람들하고 일해서 너무 좋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K리그 클래식 임민혁 선수의 은퇴 글
저의 마음과 비슷해서 더 그랬을까?
더 큰 무대에 가보지 못한 아쉬움.
이만하면 됐다 하는 마음.
조기 축구를 하다 보면 가끔씩 K3, K4에서 뛰었던 은퇴 선수들과 경기를 해보게 됩니다.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벽을 느낍니다.
K리그 클래식에서 한 경기도 못 뛰고 방출당한 선수와도 경기해 봤는데..
바라보면 그저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저게 진짜 사람인가 싶어서.
God 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정말 신처럼 느껴집니다.
K리그 클래식 경기장에 선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엄청난 일..
대다수의 축구인들에게는 신과 같은 존재.
회사에선 은퇴했지만 개발자로서의 삶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코딩하고.. 돈도 벌고
오히려 더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임민혁 선수의 은퇴 후 삶에도 더 즐거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랍니다.
전쟁 같은 축구는 이제 끝났으니 어릴 때 좋아하던 행복 축구도 다시 하면서.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어릴 적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놀라운 장난감을 봤을 때 느낌.
아.. 나도 갖고 싶다.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40이 넘었는데..
오랜만에 느낀 감정입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입이 헤 벌어질 정도로.
비전 프로 첫 경험 얼간이
앞으로 세상은 또 어떻게 바뀔까?
새로운 컴퓨팅의 세상이 진짜로 오는 건가?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뭐야, 벌써 저 앞에 달려가는 녀석들이 있잖아?
약간의 조급한 마음과 기분 좋은 두근거림.
‘열심히 살아야겠다.’
빈둥 빈둥 놀면서 보내다가 5년쯤 지났을때..
아, 그때 비전프로가 나왔지.
아 그때 AI가 엄청 뜨거웠지.
하면서 후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발자들에게 기회가 널려있습니다.
뭘 만들든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저에게 혁신적인 소개팅 어플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까?
단,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주셔야 합니다.
제 대답은…
“아니오, 들어보지 않겠습니다.” 였습니다.
아이디어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4년 전부터 혁신적인 소개팅 어플 아이디어가 있다고 만날 때마다 제게 아이디어를 얘기하던 동생이 생각납니다.
이 아이디어는 무조건 대박이 난다고. 이미 사이드 프로젝트 팀도 다 만들었다고.
아직도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코드가 한 줄도 없는데 아이디어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서비스 하나를 완성한다는 것은… 굉장히 지루하고 고된 작업입니다.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온갖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겨우 출시를 하더라도 그조차 완성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사용자들과 만나 긴 시간 교감하면서 아이디어를 다듬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리누스 토발즈의 이 짧은 말은 몇십 년이 지나도 널리 쓰일 것 같습니다.
Talk is cheap. Show me the code.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운전면허는 24살 때 땄습니다.
군대에 다녀와서.
하지만 차를 사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주차할 곳도 없고… 무엇보다 살 돈도 없어.
그렇게 계속 나이를 먹어갔습니다.
20대 후반쯤 되니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 주위에 점점 줄어갔습니다.
30대 중반이 되니 저밖에 안 남았던 것 같습니다.
다들 차는 없더라도 필요할 때 쏘카 정도는 타고 다녔습니다.
운전할 줄 모른다고 말하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이러다 평생 운전 못하는 거 아닐까?
왜 도전해 볼 생각을 안 하지?
35살 때.
카카오 다닐 때 옆자리에 일하던 친구가 본인 차로 운전 연수를 시켜줬습니다.
어떻게든 저를 운전할 수 있게 만들어주겠다고.
점심시간이 되면 H스퀘어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판교역 동네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H스퀘어 지하 주차장을 처음 진입할 때 어찌나 무섭던지. ㅋㅋ
시속 한 5km 정도로 기어내려가는데 뒤에 따라오던 차가 계속 빵빵 거리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 친구와 이 주일 정도를 매일 연습하고 자신감이 조금 붙었습니다.
과감하게 서판교에도 다녀오곤 했습니다.
카카오의 또 다른 친구에게 100만 원에 중고차를 샀습니다.
2001년식 베르나.
완전 할아버지들 타는 차였고…
라디오를 틀면 안테나가 스르륵 올라오는 옛날 차였습니다. ㅋㅋ
이 차를 사려고 주차장이 있는 오피스텔로 이사까지 했으니 운전 공포증을 꼭 극복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기둥 옆에 주차할 땐 옆 차를 배려해서 기둥에 붙여 주차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지금 보니 ‘내 차 비싼 차니깐 가까이 오지마’ 라고 말하는 것 같다. 😂
아내를 만나게 되면서 금방 차를 바꾸긴 했지만…
(아내가 그 차를 부끄러워한 것도 아닌데 내가 괜히 부끄러워서)
베르나를 계속 탔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후로도 종종 생각했습니다.(웃음)
운전하는 걸 여전히 즐기진 않지만…
이제는 좁은 골목길도 잘 다니고 주차도 잘 합니다.
뭐가 그렇게 무서웠을까?
좀 더 일찍 운전을 배웠다면 세상을 더 넓게, 더 빨리 알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랬을지도요.
며칠전 운전하고 내리는 길에 보니 주행 거리가 50,000km 를 돌파해있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무려 운전한지 9년만의 일
운전을 극복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친구 생각이 문득 났습니다.
평생 운전 한 번 안 해본 얼간이에게 자기 차를 선뜻 내준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줬음이 틀림 없습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