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컴퓨터는 2004년 2월에 샀습니다.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첫 번째 컴퓨터는 1989년.
두 번째 컴퓨터는 1994년.
세 번째 컴퓨터는 1999년.
네 번째 컴퓨터는 2004년.

이상하게 5년에 한 번씩 데스크톱을 사게 되는 징크스가 있는데…
지금까지도 거의 그렇습니다.

네 번째 컴퓨터는 세 번째 컴퓨터처럼 고민을 많이 하진 않았습니다.
셀러론을 선택했습니다.
10만 원도 안 하는 가격이 매력적이어서.
셀러론이더라도 2.4GHz였고 기존에 쓰던 펜티엄2 350MHz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좋았으니까.

모니터 빼고 60만 원 정도를 주고 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때 이후로 100만 원이 넘어가는 컴퓨터는 데스크톱이던 노트북이든 산 적이 없습니다.
아.. 빌어먹을 맥북은 빼고요.(웃음)

감가상각이 심한 걸 살 필요가 없다.
그래봤자 그렇게 차이가 나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이 생각은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싼 걸 사면 안된다는 경험이 추가되긴 했습니다.
돈 몇 만 원만 더 주면 훨씬 좋은 성능을 내는 걸 살 수 있는데..
그저 가격만 싼 걸 사다가 얼마 안 가 새 걸 또 사게 되는 경험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이 셀러론은 4년 동안이나 썼으니 잘 샀다고 생각합니다.

이 네 번째 컴퓨터가 특별한 점 중 하나는…
바로 이 컴퓨터에서 코딩을 처음 시작했다는 겁니다.

Windows XP 서비스팩2 에서 Visual Studio 6.0과 함께.

제대하고 복학을 했는데 컴퓨터공학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전혀 없고..
도망치려 전과를 알아보니 학점이 안 좋으면 전과도 못하는 걸 알게 되고..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
아니.. 다른 세계로 도망칠 자신조차 없는 건가?

2004년 8월 23일.
그래 한 번 해보자 하고 시작했던 코딩이..
오늘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도망치지 않고 부딪혀 보길 정말 잘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