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름을 부르는 회사
회사에서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른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꼴값들을 하고 앉아 있네.’
아우, 오글거려.
멀쩡한 자기 이름을 두고 왜 영어 이름을 만들어서 부르지?
언젠가 동방신기라는 그룹이 나와서 최강창민 같은 이름을 쓰는 걸 봤을 때 이와 비슷한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랄들을 한다.
뭐가 그렇게 못마땅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유교 사상이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부모가 정해 준 본명을 놔두고 왜 닉네임을 써?
카카오에서 영어 이름을 겪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저보다 한참 어린 사람도 저를 벤자민이라고 불렀습니다.
저도 편하게 상대방의 영어 이름을 불렀습니다.
이 사람은 윗사람, 이 사람은 아랫사람 같은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나쁘지 않았다는 말로는 좀 부족하네요.
만약 제가 다시 회사에 들어간다면, 영어 이름을 쓰지 않는 회사에는 절대 가지 않을 겁니다.
김재호 과장님.
김재호 님.
김재호 씨.
아우, 너무 오글거려. 도저히 못하겠다.
그냥 벤자민이라고 부르면 되잖아.
나이가 많든 적든 친구에게 이야기하듯이 편하게 대화하는 회사였으면 좋겠습니다.
쭈뼛쭈뼛하면서 격식 차리면 나도 피곤하다고.
이제는 BTS에 뷔라는 사람이 있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합니다.
더 이상 유교 보이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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