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DHH는 Rails 컨퍼런스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키노트를 발표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코드를 읽지 않는다.
프로그래머로서 은퇴하고 메이커의 길을 걷는다.
러스트를 사랑한다. (코드를 읽을 필요가 없다면 못생긴 코드가 뭔 상관이란 말이냐)
요즘 Omarchy 를 만드는 것에 미쳐서 산다. (레일즈와 전혀 상관없는 프로젝트)
이제 코드를 짜는 시대는 끝났다. 너희도 인정해라. 옛 추억이나 하면서 패배자가 되지 마라.

다른 장소도 아니고 레일즈 컨퍼런스의 오프닝에서 이런 소리를 했으니 기다려왔던 레일즈 팬들의 분노와 황당함이 어땠을지 짐작이 갑니다.

저는 인상적으로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이 공감이 되었거든요.

아래 내용을 볼 때는 약간 오싹하기까지 했습니다.

뭔가가 폭발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슬라이드
지난 20개월 간 21년 경력 동안 짠 코드의 절반 이상을 짰다고

지금 분명히 뭔가가 폭발되고 있는데…
그게 과연 뭘까 하던 찜찜함을 깨부셔 주던 순간이었습니다.

GitHub에 들어가 제 최근 1년 커밋을 살펴봤습니다. 약 4,700개.
최근 1년의 커밋

지금까지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커밋을 한 것은 분명한데, 회사 다닐 때 열심히 일했던 해와 비교해보면 크게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2013~2015년에 매년 약 3,000개를 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DHH와 나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나는 아직 AI를 너무 조심스럽게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알아차리지 못하면 죽는다. 도망쳐도 죽는다.
누군가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나는 걸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에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DHH는 마지막에 자신감을 주는 말도 들려주었습니다.

쫄지마라. 경쟁하는 게 무섭냐? 개발자 아닌 모든 사람들과 경쟁하게 되어서?
무서울 게 뭐가 있어? 너희는 레일즈 개발자잖아. 최고 중에 최고라고.
한 번 즐겨봐. 분명 좋은 일이 있을거야.

그래, 한 번 해보자. 쫄지 말고 공격적으로.
그동안 보수적으로 다뤄왔던 AI도 좀 더 과감하게 사용해보고,
낯간지러워서 잘 하지 않았던 서비스 홍보나 SNS도 적극적으로 해보자.
무섭고 쫄리긴 하지만… 쫄 것 뭐있어.

개발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부해야 할 것이 무진장 많거든요.
의사 변호사 하는 똑똑한 사람들도 컴퓨터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걸 수없이 봐왔습니다.

이미 그 길을 거쳐온 우리가 쫄 것 뭐 있어?
원래 경쟁이란 죽을 때까지 해야하는 것. 재밌고 즐겁게 경쟁하면 되지.

DHH의 영상을 아래에 첨부했습니다.
독자분들에게도 용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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