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 동영상 강의를 더 이상 구매하지 않고 있다는 걸 문득 깨달았습니다.
왜지? 돈 아끼는 걸 좋아한다지만 책 사거나 공부할 때만큼은 아끼지 않았는데.

그냥 커서랑 챗GPT로 하면 되니깐.
언어든 프레임워크든 잘 모르는 채로 시작하는 게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나다도 모르는 채로 일단 시작부터 하고 잘 모르겠으면 그때 가서 공식 문서 슬쩍 보고 챗GPT에게 물어봐서 답을 얻는 게 더 편하니까.

2년여 전부터 그 좋아하던 스택오버플로에 전혀 들어가지 않게 된 것도 놀라운 일인데…
6개월 전부터는 강의조차 안 보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재밌어 보이는 강의를 발견하고는 살까 하다가 금세 마음이 가라앉은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냥 커서랑 챗GPT로 하면 되잖아.’

이렇게 빠르게 바뀌어버린 제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어제 유튜브에서 새로운 산업 혁명의 시작이라는 단테와 노정석 대표님의 대화를 들었습니다.
공감이 가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 기존 산업이 하나씩 대체될 텐데 이런 세상에서 내가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릴 때 산업 혁명 시대 사람들은 참 좋았겠다 생각했습니다. 돈 벌 기회가 널려있으니까.
새로운 기회가 이렇게 많은데 결국 직업을 잃고 불평하는 사람들을 한심하다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날 그 시절로 데려다주면 내가 돈 다 끌어모을텐데.

막상 산업 혁명 시기가 다시 돌아오니 그 시대 사람들의 두려움을 저도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들도 기회가 있다는 걸 모르진 않았을 겁니다.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됐을 뿐.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발버둥 치다가 경쟁에 밀려 다시 돌아올 수 없었던 것 뿐.

미래에 대한 기대도 물론 있지만 두려운 마음이 좀 더 큰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 세상에서 모든 성취를 다 이룬 노정석 대표님도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나는 지금 열심히 살고 있는 것 맞나?

닭장 속에서 모이만 받아먹는 닭이 되지 않기 위해 (영상에서 말씀해주시는 표현) 더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하고 코딩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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