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개발자예요, 클라이언트 개발자예요?”

누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둘 다 하긴 하는데.. 둘 다 잘하지는 못해요 헤헤.”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접했을 때.
시작은 저그였습니다.
왜 저그를 골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그, 테란, 프로토스를 각각 맛보다가 저그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지 아님 제일 편했던 건지.

그렇게 몇 년을 하다가 나중에는 테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그가 지겨워졌나?
임요환하고 이윤열이 멋있어서 그랬나?
테란의 전성시대라서 그랬나?

모르겠습니다.
각자 조금씩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이후로는 테란을 더 많이 했습니다.
저그와 테란과 프로토스의 경험치를 떠올려 보면 45% 대 45% 대 10% 정도가 아니었을까?

가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다간 죽도 밥도 안된다.
저그든 테란이든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있어야지.

내 주종족이 뭐냐 물으면 할 말이 없네.
내가 내 주종이 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프로게이머 중 이런 사람이 있는가? 아니, 없지.

한 편으론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 몰라.
그냥 재미로 하는 건데 뭘 그렇게 따져. 그냥 즐기면 되지.

개발자가 되어서도 비슷했습니다.
백엔드 개발이 45% 앱개발이 45% 프론트엔드 개발이 10%.
클라이언트 개발자냐 서버 개발자냐 물으면 할 말이 없었습니다.
둘 다 하긴 하는데 뭐가 주종이라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어.

더 이상 이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1인 개발자의 관점에서 보면 클라이언트와 서버를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각각 최고 레벨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이 둘을 모두 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자체로 특별합니다.

많은 개발자들이 클라이언트와 서버 개발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하나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함께 돌아가야 하는 구조.
이 둘을 모두 다룰 수 없다면 1인 개발자로서 만들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날씨, 다이어리, 사전, 알람, 투두앱이나 만들지 않을까.

반면 둘을 모두 다룰 수 있다면..
만들 수 있는 것은 무한에 가깝습니다.

1인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모두 해본 것은 아닙니다.
1인 개발자라는 말도 없었고 그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저그와 테란을 해보듯이.
그냥 재미로.
다른 종족이 너무 궁금해서.

이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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