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여행을 많이 하고 콘텐츠들을 소비하면서 보냈습니다.
가장 평화롭고 나태하고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코딩

프로그래머라는 제 정체성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것 같아 좀 슬픕니다.
그래도 올해 상반기에는 커피한잔의 아이폰 앱을 SwiftUI로 처음부터 다시 만들면서 열심히 했습니다.
클라이언트 개발자로 첫 회사에 들어갔던 때의 기분을 느꼈습니다.
힘든 날들이었지만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코딩을 많이 하면 좋겠지만… 솔직히 자신이 좀 없습니다.

Github 잔디

여행

올해 딸아이가 만 4살.
아직 학교에 들어가기 전.
이 때야 말로 가족 모두가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
이 시기를 놓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다시는 안 올게 분명하거든.

세어보니 올해 72일 간 여행을 했습니다.
한 달에 한 주 정도를 여행지에서 보냈습니다.
속초에서, 제주도에서.
친구들[1][2] 잘 둔 덕에 호강했습니다.
세컨드 하우스가 있다는 것의 좋은 점을 완전히 알게 되었습니다.

속초

제주도

특별한 해였습니다. 아이가 크고 나면 이런 경험을 하기는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나중에 늙고 나면 아내와 이런 대화를 하지 않을까 상상했습니다.

“살면서 2022년이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아요.”

이런 말 하지 않으려면 내년에는 더 즐겁게 지내야 할 텐데.

콘텐츠 소비

올해는 책보다는 영화, 드라마, 스포츠 경기 그리고 특히 만화책을 많이 보며 살았습니다.

만화책을 보는 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어릴 때 만화책 참 좋아했었는데, 나이 40이 넘어 다시 만화책을 봅니다.
아무 만화책이나 막 보고 싶진 않아서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을 받은 만화책들을 주로 읽었습니다.
즐겁고 감동적인 시간들이었습니다.
모든 책들이 좋았지만 그중 최고는 배가본드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완결까지 나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만 해도 엄청난 걸작입니다.

드라마는 우리들의 블루스에게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마지막 회 때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면서 봤습니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베풀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물 같은 블로그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메르의 블로그
저는 거의 모든 글들을 다 읽었는데 여러분들에게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글 몇 개 읽다 보면 이 사람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생각이 들 겁니다.

뭐니 뭐니 해도 2022년 가장 최고의 콘텐츠는…
어제 있었던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월드컵 결승전 경기였습니다.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면서 환호하다가 좌절하기를 반복.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어떤 영화나 드라마도 이렇게 만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메시
너무너무 축하한다.

콘텐츠 생산

그러고 보니 저도 콘텐츠 크리에이터이기도 합니다.
보잘것없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글도 쓰고 올해는 까지 냈습니다.
처음으로 유튜브에 출연해보기도 했습니다. 김단테 유튜브

출연하기로 결심하기 전 두려움이 컸는데 따뜻한 댓글들에 힘을 얻었습니다.
곧 개발자로서의 이야기도 한 번 하게 될 것 같습니다.

2023년 목표

언제부터인가 목표가 사라졌습니다.
목표가 사라지면 공허할까…?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올해처럼 똑같이 살 겁니다.
가족들과 함께 여행하고 코딩하면서.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도 좋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마음이 참 편해졌습니다.
건강하기만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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