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로 살려면 리눅스랑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
집에서는 리눅스만 써야겠다고 각오하고 과감하게 윈도우를 포맷하고 처음 설치한 버전이 우분투 7.04
2007년 4월 버전.
어느새 15년이나 지났습니다.


Ubuntu 7.04 설치 화면

불편함 투성이었지만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불법 프로그램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거.
부끄러운 일입니다만 저는 프로그램을 돈 주고 사서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불법 프로그램을 구하기는 너무 쉬웠고 서슴지 않고 사용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던 건지.
우분투에서는 이딴 짓을 안 해도 되니 참 좋았습니다.
윈도우 프로그램들보다는 꼬졌지만 그럭저럭 쓸만하네?
오픈소스 프로그램의 매력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
2020년쯤 되면 윈도우에 버금가게 쓸만해지겠지?

쓸만해지긴 개뿔.
2022년이 되었지만 우분투는 여전히 한글 입력부터 힘듭니다.
한국어로 설치하고 나면 한글 입력은 당연히 돼야 하는 거 아니야?
이걸 따로 설정해줘야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쿠분투나 민트 리눅스로 몇 번 외도하기도 했습니다.
혹시 더 좋은 게 없으려나 해서.
결국 우분투가 그나마 제일 낫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돌아오곤 했지만.
리눅스 커널은 빠르게 나아가는데 유저 모드 쪽 세상은 멈춰있는 것 같은 느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습니다.
크롬도 있고 슬랙도 있고.
일렉트론 같은 도구로 리눅스 앱들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근데 속도가 너무 느려서 내가 죽기 전까지 윈도우를 따라갈 수 있을까 싶어.

오늘 우분투 22.10이 릴리즈 되었습니다.
6개월마다의 연례행사.
또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업그레이드 화면을 바라보며 든 생각.
우분투 50.04 가 나올 때까지 내가 살아있을까?
우분투는 살아있을까?
만약 둘 다 살아있다면 나는 우분투를 계속 쓰고 있지 않을까.
6개월 마다 기대하고 실망하고 하면서.
그야말로 우분투 인생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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