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했습니다.

구로디지털단지 <-> 교대역

아침 7시 지하철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걸 보고 놀랐습니다.

전철을 타면 책을 꺼내 읽었습니다.
그날 업무와 관련된 부분들로.

회사에 도착하면 골치 아픈 문제들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전철에서 갖는 이 20여분의 시간은 참 소중했습니다.
이 시간만큼은 온전하게 편안했거든요.

실질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일하기도 수월 했고 개인적으로도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회사와 가까운 곳에 살게 되면서 더 이상 강제 독서를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아쉬워서 다음엔 지하철로 갈 수 있고 적당히 거리가 먼 회사를 찾아야지 하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고요한 아침 전철의 분위기.
그리고 몰입의 시간.
하루 중 그 시간을 가장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회사를 은퇴한 뒤 시간도 많고 마음도 여유로워졌습니다.
집에 읽고 싶은 책들이 잔뜩 쌓여있지만 책 표지만 보면서 선뜻 집어 들지 못하는 저를 보면 그때의 강제 독서 시간이 그리워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