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사는 교대역 근처에 있었습니다.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전철을 타고 교대역까지 가는 동안 책을 읽었습니다.
사람들로 가득 차 있지만 다들 피곤해서 그런지 덜컹 거리는 소리밖에 안나는 조용한 지하철.
집중이 잘 됐습니다. 20여분의 시간은 아쉬울 정도로 달콤했습니다.

네이버로 이직하고 나서는 셔틀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신림역에서 정자동 그린팩토리까지 약 45분.
길에서 가끔씩 네이버 셔틀버스를 볼 때마다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와.. 너무 멋져. 저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타고 있을까?’

막상 버스를 타게 되니 모두 잠만 자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웃음)
안 자고 있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차에서 자려고 일부러 밤에 잠을 적게 자는 걸까?
다들 자고 있는 조용한 버스 안이 너무 편안했습니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출근길은 카카오가 판교 H스퀘어로 이사한 직후입니다.
저도 회사를 따라서 수내역 근처의 오피스텔에서 처음으로 자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 9월. 딱 10년 전 이맘때.
판교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안랩 정도?

판교까지 가는 390번 버스가 있었는데 30분마다 한 대씩 왔습니다.
그마저도 타는 사람은 저 혼자일 때가 많았습니다.
이거 뭐야. 완전 깡촌이잖아?
차라리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게 빠르겠다.

20만 원 정도 주고 자전거를 하나 샀습니다.


내 돈으로 산 첫 자전거. 알톤 R8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음악과 함께 탄천을 달렸습니다.
가슴이 푸르르 떨릴 정도로 좋았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 길이 어찌나 설렜던지.
지금도 그때 들었던 노래들을 들으면 그 행복감이 되살아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