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이라는 걸 얼마나 할 예정이에요?

첫 회사 면접이 끝날 때쯤 사장님이 물어봤습니다.

저는 머뭇 거렸습니다.
“어… 글쎄요…”

저는 프로그램을 짠다는 것이 항상 고통스러웠고 이걸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처음 코딩을 배울 때 비주얼 스튜디오를 사용했는데 바탕화면에 있는 비주얼 스튜디오 아이콘을 클릭하는 것이 무서워서 한참을 딴짓을 하다가 겨우 켜고는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일단 에디터를 열고 나면 열심히 했죠.

내가 코딩을 좋아하지 않는걸까? 억지로 하는걸까?

저는 당시에 몇 년 정도만 코딩하다가 적당한 기회가 오면 다른 직무로 넘어가야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계속 머뭇거리자 사장님은 답답한 표정으로 다시 물어봤습니다.

“10년은 할 거죠?”
“음… 네..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날로부터 정확히 15년이 지났네요. 저는 오늘도 여전히 코딩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비주얼 스튜디오가 아니라 Xcode 와 인텔리제이를 사용하고 있지만요.

지금도 15년 전처럼 에디터를 여는 것이 겁이 납니다. 그리고 그때와 똑같이 일단 한 번 켜고 나면 그다음은 쉬워지고요.

제가 코딩하는 걸 좋아하냐고요? 글쎄요. 여전히 무서운걸요.

그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저는 이제 이 일을 제 삶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10년은 할 거죠?”
누군가 다시 물어본다면 이제 이렇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10년이요? 죽을 때까지 할 건데요.”

“개발을 진짜 사랑하나 보네요.”
“사랑이라… 그런건 잘 모르겠어요. 그냥 하는거죠 뭐.”

저는 이 상태가 된 제 모습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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