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런 의견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좋은 포인트입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할 때는 혜택(세금, 청약 등)이 있듯이,
생애 최초 창업에도 지원이 있습니다.
보통 첫 창업 부터 3~5년 정도의 기간까지 혜택이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소득세 감면, 대출 혹은 사무실 지원 등.

댓글로 지적해 주신 것처럼 법인을 만들어 보는 게 좋은 경험이라는 말만 듣고 무턱대고 만들어 버리면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저는 잘 몰라서 이런 혜택을 받질 못했습니다.
커피한잔이 처음 사업자를 내고 3년 정도 거의 돈을 못 벌어서…
낼 세금이 별로 없으니 잘 알아보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나중에야 이런 게 있다는 걸 알고 찾아봤는데, 이미 지원 기간이 다 지나버렸더군요.(웃음)

아, 딱 한 번 정부의 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2021년에 비대면 바우처 사업 지원.

도대체 비대면 바우처가 뭐야?

나라에서 코로나 시절 중소기업을 지원해 주는 방식 중 하나였는데,
공급 기업(제품을 제공하는 곳)과 수요 기업(제품을 구매하는 곳)을 모아서 연결해 주는 플랫폼입니다.
수요 기업으로 선정되면 400만 원의 지원을 받아 공급 기업의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10%는 자신의 돈을 사용해야 합니다. 100만 원짜리 물건을 사면 10만 원 만 내면 나머지는 정부가 내주는 방식.

우와, 꽤나 좋군. 그럼 살 수 있는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냐?

잘 기억이 안 나지만… 화상 채팅 솔루션. 보안 솔루션.
재택 근무를 위한 메타버스 솔루션.
교육 서비스 등등.
비대면으로 뭔가 할 수 있는 서비스들.

이런 서비스를 공급 기업이 제공하고, 수요 기업은 이걸 정부 지원금과 함께 구매하는 것입니다.

이런 세상이 있었다니.
놀랍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라도 중소기업들에 대해 지원 사업을 해주고 있었구나. 전혀 모르고 살았었네.

한편으로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구매할 수 있는 제품 목록을 훑어보면…
그냥 무료로 쓰라고 해도 안 쓸 것 같은, 설치하면 오히려 내 컴퓨터가 걱정될 것 같은 솔루션들.
세금이 도대체 어떻게 쓰이고 있는 거야?

커피한잔만해도 모르는 사람들로 부터 자꾸만 전화를 받는데.
비대면 바우처 공급 기업에 선정되게 도와주겠다고. (커미션을 달라는 소립니다)
얼마나 큰 돈이 엮어 있으면 여기서 파생 비즈니스들이 다 생기냐.
어떤 부정들이 있었을지 아래 배너를 보면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럼 지원금을 어디에 썼을까요?
2021년만 해도 쓸만한 곳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인프런에 100만 원. 패스트캠퍼스에 100만 원, 윙크에 100만 원. 자란다에 100만 원.
아주 감사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공급 기업 입장에서 얼마나 꿀이었을지 상상해 보십시오.)
위 4개 서비스는 2022년 부터는 공급 기업에서 사라졌고, 저도 2022년 부터는 더 이상 비대면 바우처를 받으려고 지원 조차 안 했네요. 살 것이 없으니까.

이런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도 법인을 만들어보고 나서부터 입니다.
첫 창업 혜택의 지원을 받지 않더라도… 일찍 경험해 본다면 좋을 거라는 제 생각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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