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이상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가장 더울 때 휴가를 갈까?
숨도 턱턱 막힐 정도로 더운데.
게다가 비싼 웃돈까지 주고.

오래전 에어컨도 없던 시절,
일도 못할 정도로 더우니 차라리 (강제로) 휴가나 가라고 한 것이 시작 아니었을까?

이렇게 더운 날 휴가를 가는 게 좋아서 가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아이들이 방학을 해서.
회사에서 휴가를 강요해서.

요즘엔 실내가 더 시원해서 한여름엔 회사나 학교에 가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다들 휴가를 떠난 조용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1인 개발자로 지내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35도의 더위에 시원한 사무실에 와서 앉아 있으니 천국이 여기인 것 같습니다.

남들 따라 하지 않고 살게 되면서 좋은 점은 내가 가고 싶을 때 휴가를 갈 수 있다는 것.
4월과 5월 그리고 9월과 10월.
국내 여행은 이때 주로 갑니다.
천천히 길을 걷기만 해도 행복하다는 느낌이 드는 계절.
이런 계절이야말로 ‘성수기’ 요금을 받아야 하는 건데.

뭔가 거꾸로 됐습니다.
거꾸로 사는 저에게는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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