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에서 화가 나고 욕이 나오던 순간은 대부분 IE로 정부 사이트에 들어갈 때였습니다.
그때마다 IE도 밉고 정부 사이트도 밉고 그렇게 코딩한 개발자들도 미웠습니다.

얼른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진짜로 그날이 오나 봅니다.

기사를 보니 IE는 1995년 윈도우 95에서 처음 서비스되었다고 합니다.
윈도우 95였어? 몰랐네.

윈도 95랑 98 그리고 윈도 Me를 거쳐 윈도 Xp까지 정말 잘 썼는데.
딸깍 딸깍 버튼을 누르며 인터넷을 탐험하던 순간들이 문득 떠오릅니다.


출처: https://www.my-internet-explorer.com/ie5

흥미로운 웹사이트를 만나게 되는 건 멋진 일이었습니다.

와레즈란 사이트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순간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아이러브스쿨과 스카이러브 그리고 싸이월드에서 놀던 추억들.
구글을 알게 된 것도 IE를 통해서였습니다.
‘와, 이런 세상이 다 있었구나.’
익스플로러 덕분에 방구석에만 살던 저도 새로운 세상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어릴 적 IE와 저는 아주 친한 친구였습니다.
한 때 친했다가 소원해진 친구가 죽는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런 기분이 들까?
마음이 좀 슬픕니다.

어릴 땐 Explorer 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습니다.
인터넷 세상을 탐험하고 여행하라고 이름을 이렇게 지었구나. 잘 지었네.

사람들에게 무려 27년 간이나 세상을 탐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거군.
미움이 싹 사라지고 고마움만 남습니다.

이제 추억으로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