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경력을 레버리지로 사용해서 뭔가 해보고 싶지 않으세요?

어떤 분과 대화하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네,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제 경력은 꽤나 괜찮거든요.
다른 경력 다 빼도 카카오톡 서버 만들었다고 말하면 어딜가든 알아줄겁니다.
저를 팔면 쫌 팔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몇 번 했습니다.

한 편 이 질문은 저에게 이렇게 들리기도 합니다.

대출 받고 싶지 않으세요?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1억이나 있는데 하나도 안쓰고 있잖아요.
이걸 지렛대로 사용하면 더 빨리 클 수도 있는거잖아요?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건 조심하고 싶어요. 그리고 나중에 진짜 필요할 때 쓰면되요. 언제든지 쓸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레버리지를 쓰면 무엇보다 제 행복을 갉아 먹거든요.”

오늘 패스트캠퍼스의 잘 팔리는 강의들을 찾아봤습니다.

제가 아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나이. 비슷한 길을 걸어오던 동료들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커리어 패스가 갈라져버렸네요.

다른 업계의 대단한 사람들과 한 자리에 있으니 더욱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부럽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나도 프로그래머로 계속 훈련하고 노력했다면 저 자리 중 하나에 낄 수 있었을까…’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제 대출은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제 대출 한도가 쪼그라들어서 2,000만 원이나 나오려나 모르겠네요.

이렇게 생각해 보니 쓸 수 있을 때 잘 쓰는 것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미 늦은 것 같지만요.(웃음)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