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신문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서 메일로 길게 답장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런데…
20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고 기자님은 완전 잠수를 타버리셨네요. 난 뭘 한거지? (하하)
메이저 신문사의 기자들에게 저는 겨우 이 정도 쩌리라는 현실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뭐 어때. 그냥 제 블로그에 셀프 인터뷰를 발행합니다. (에라이, 1인 출판이다!)


본인 소개와 함께, 솔로프리너로 창업하게 된 계기를 간단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커피한잔이라는 직장인 소개팅 서비스를 만들어서 1인 개발자로 살고 있는 김재호라고 합니다.
창업하기 전에는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대기업에서 일했습니다.
오래 전에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님께서 너희들 밖에 나가서 혼자 해보면 여러분들 진짜 실력을 알게 될꺼라 말해주셨습니다. 너무 자만하지 말라고 해주신 말씀이었는데 이게 가슴 속에 불씨로 남았습니다. 나는 밖에 나가면 혼자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내 실력은 진짜일까 가짜일까?
카카오에서 주변 동료들이 하나둘 창업하는 것을 보고 불씨가 커져갔던 것 같습니다.


팀을 꾸려 창업하는 대신, 혼자서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의도했던 건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팀을 꾸려 창업했습니다. 하지만 런칭 후 얼마 되지 않아서 다들 뿔뿔히 흩어지게 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서로 인상쓰고 상처주는 말을 하는 것은 큰 고통이었습니다.
함께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마저 들었던 것 같습니다.
팀창업과 1인 창업은 장단점이 있지만, 지금은 편안한 1인 상태를 즐기고 있습니다.


일반 프리랜서와 솔로프리너의 차이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일의 주도권의 차이아닐까요?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 해주고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


현재 운영 중인 제품이나 서비스, 주요 고객층,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나요?

커피한잔은 30대 직장인들이 쓰는 소개팅 어플입니다.
주요 고객층은 삼성전자, 공무원, 코레일, 현대자동차, 엘지전자 등의 대기업 직원들입니다.
수익 모델은 100% 사용자들의 앱 내 결제로 이루어집니다.

최근에는 색칠 지도라는 내가 가본 우리나라 지역을 색칠하는 다른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5,000여 명이 가입해주실 정도로 인기가 좋아서 저도 놀라고 있습니다.
이것은 수익 모델 없이 무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감한 부분일 수 있지만,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월 혹은 연 매출 규모를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대략적인 구간 혹은 비율도 괜찮고, 원하지 않으실 경우 답변 생략하셔도 됩니다)

대기업에서 밤낮없이 일하며 받았던 월급보다 많은 수익이 나고 있습니다.


초기에 매출을 만들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걸린 시간도 궁금합니다.

돈을 벌게 되기까지는 3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3년 동안 아주 못번 것은 아니고 매달 적은 수익이 나긴 했습니다. (100만 원 이하)
가입한 사용자보다 탈퇴한 사용자가 많은 날. 그런 날들은 다 포기하고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둬야하나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3년이나 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이걸 어떻게 견뎌냈을까 싶네요. 이 단계에서 다들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 “결국 강의로 수익을 돌린다”, “스케일이 없다” 등 솔로프리너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말은 지금까지는 사실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 1명이 해낼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하지만 AI로 인해서 이 한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고, 곧 혼자서 작은 스타트업 만큼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세상이 오게 될 겁니다. 어쩌면 벌써 온 것 같기도 합니다.


VC 업계도 솔로프리너에 대해 아직 보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는거 같습니다. 혹시 솔로프리너에게도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 온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계속 이대로 성장하는 방향이 낫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VC들은 아마 솔로프리너에게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궂은 일들을 10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똑똑하고 성실한 팀을 찾는 것들이 그들의 일인데, ‘솔로’ 창업자에게 투자했다가 창업자가 그만두면? 완전 나가리가 되어버리는 것.
게다가 솔로프리너가 돈을 버는 시장은 큰 시장도 아닙니다. VC입장에서는 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VC 돈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VC의 돈을 받고 나면 제가 원치 않는 것을 하자는 압박을 반드시 받게 됩니다. 저는 지금의 자유가 좋습니다.
VC와 1인 개발자는 fit 이 잘 맞지가 않습니다.


솔로프리너로 오래 가기 위해 개인적으로 지켜오고 있는 원칙이나 루틴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매일 코딩하기 입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코딩하기.
회사원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가 돈을 100% 버는 자기 사업을 하게 되면 엄청 열심히 일할 것 같다고 상상합니다.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누구나 몸짱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100% 자신의 이익인데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매일 코딩하기 약속만큼은 반드시 지키자. 이거 하나도 못하면 나는 그 무엇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것만큼은 반드시 하려 노력합니다.
하루에 한걸음씩만 가도 좋으니 매일 가면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매일 코딩한 흔적들
매일 코딩한 흔적들


지금 같은 방향으로 창업하려는 예비 솔로프리너에게 해주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 2~3가지가 있다면요?

솔로프리너는 유행이기도 하지만 어쩔수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인구 구조가 망가지고 우리나라 산업들이 잠식되어 가는 가운데, AI가 훅 들어와버렸습니다. 언제 갑자기 짤려도 이상하지 않을 시대입니다.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수동적으로 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내가 창업자인 것 처럼 회사의 사업을 바라보고 일을 적극적으로 탐색/실행해야 합니다.
회사는 월급까지 받으면서 솔로 프리너의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일하면 설령 솔로 프리너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회사에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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