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 중 미시령 탐방센터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교수님들로 보이는 분들께서도 놀러 오셨나 봅니다.
저희 가족을 보며 다가오셔서 사진을 찍어주셨습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할 때에요. 즐겁게 지내세요.”

대여섯 살쯤 되는 아이를 보고 하신 말씀.

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그 말이 자꾸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할 때라고?’
‘가만… 그럼 앞으로는 행복이 줄어들 일 밖에 없잖아?’

으아…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선의로 하신 말씀이겠지만.. 사실은 이거 악담 아닌가?(웃음)

가만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들하고 놀기 시작하고..
점점 부모 말을 안 듣기 시작하고..
더 이상 예쁜 구석은 찾아볼 수가 없고..
우리 몸은 나이 들어서 점점 약해지고..

다들 이렇게 살다가 저런 말을 하는 거 아닐까?

어릴 적 어머니와 아버지가 웃으며 대화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대화하는 것 자체를 본 적이 없습니다. 단 한 번도.
아버지는 제가 24살 때 돌아가셨는데..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사셨는지 지금도 알 수 없습니다.

화목한 가정을 만든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저 또한 그렇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결혼 생활 7년째.
아직까지는 잘 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도 약간 생겼습니다.

아내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이가 크면 클수록 더 행복해지자고.
더 멀리 여행 다니고 더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자.
지금이 가장 행복할 때라는 말은 믿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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