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메일을 처음 사용했던 것은 2000년도입니다.
Daum의 한메일.
지금은 gmail로 모두 마이그레이션 했지만요.

친구들과 이메일 주고받기를 좋아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연락을 해줬다는 것 자체가 기뻤던 걸까.

대학생 때는 메일함을 수시로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새 편지함에 숫자가 떠있던 것이 좋았습니다.
비어있는 메일함을 보면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메일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

교수님은 항상 일을 저에게 맡겼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메일을 확인하는데만 며칠이 걸렸지만 저는 바로바로 답장했거든요.

회사에 들어가니 사람들끼리 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더군요.
저는 그게 좋았습니다.
나는 메일 주고받는 게 참 재밌단 말이야.

가끔씩 제 블로그를 보고 모르는 사람에게 연락이 오면 특히 기뻤습니다.
우와, 나에게도 이런 일이?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구나.

메일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
나도 유명한 사람들처럼 많은 메일을 받아보고 싶어.
아침에 일어나면 잔뜩 쌓여있는 메일함.

커피한잔 서비스가 조금씩 커지면서 저도 점점 이메일을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결혼한다는 감사의 메일.
잘 만나다가 헤어졌다는 하소연.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
환불해달라는 불만의 메일. 가끔은 욕설까지.

드디어 내게도 이메일이 많이 온다구!

요즘엔 하루에 30분 정도는 이메일에 답장하는데 쓰곤 합니다.
하루에 30분.
좋을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네요.
일이라서 그런가?

오늘은 한 시간이 넘게 밀려 있던 메일에 답장을 했습니다.
현자 타임이랄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이 맞나?

조금 지쳐있었는데 문득 예전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새 편지함에 뜨는 숫자를 기다리며 페이지를 새로고침 하던.

역시 메일이 전혀 안 오는 것보다는 지금이 낫네요. 하하.
다시 기쁜 마음으로 메일함을 열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