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려면 혼자 가라
2008년 경의 일입니다. 당시 일하던 회사의 이사님께서,
재호야,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는 서버 개발자, 클라이언트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가 있어야 한다.
혼자서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얼마 후에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책을 읽었습니다.
인상 깊었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문장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흘러 저는 소개팅 앱 서비스를 혼자서 만들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 서버 개발, 디자인, 기획, 운영, 마케팅을 다 혼자서.
원래부터 혼자 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
혼자 한다는 건 무서운 일이니깐.
친구들과 함께 만들다가 외롭게 혼자 남아 계속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5년 가까이 혼자 일을 하다 보니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과연 진실일까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말 하는 사람 중 진짜 혼자서 5년이라도 해본 사람이 있을까?
해보지도 않고 그냥 내뱉는 말은 아닐까?
생각해 보면 10년 전에는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앱스토어가 생기고,
GitHub 에 좋은 오픈 소스들이 너무도 많이 올라와있고,
아마존 aws도 있고,
플러터, React Native 같은 기술이 나오고,
페이스북에 손쉽게 광고를 노출하고,
구글 애널리틱스로 트랙킹 하고,
Let’s Encrypt 로 인증서를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게 되었고,
파이어베이스도 있고 cloudflare 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도구가 없었기 때문에 혼자서 하기엔 힘들었던 게 아닐까?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혼자 해냈을 때 가장 실력이 많이 늘게 됩니다.
혼자서 일할 때 좋은 점이 여럿 있지만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홀로 서비스 운영과 홍보 등 새로운 경험을 해 보면서 요즘 재미를 많이 느낍니다.
다른 면으로 또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함께 일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에 갇혀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바로 요즘이야말로 혼자서 뭔가 해보기에 가장 좋은 세상 아닐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보다 더 마음에 드는 말은…
멀리 가려면 혼자서도 가보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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