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에 대한 압박.

개발자로 지내면서 스트레스받는 순간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일정에 대한 압박을 꼽고 싶습니다.

15년 동안 개발자를 하면서 이 압박은 항상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돌아보니 제가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이거 며칠이면 할 수 있을까요?”
“음.. 3일쯤 걸릴 것 같아요.”

5일 걸린다고 하면 쪽팔리니깐.
‘에? 이게 그렇게 오래 걸린다구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획자의 눈을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냥 질러버립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게 어디 맘대로 착착 되나요?
약속한 날짜가 다가올수록 압박감은 커졌고 저는 힘들었습니다.

차라리 일주일 걸린다고 말하고 빨리 끝낼 걸.
개발자가 말하는 일정을 어차피 기획자도 곧이듣지 않는데.
어쩌면 나 같은 개발자들이 그렇게 만든 건 아닐까?

일정을 잘 정하는 능력 또한 개발자의 실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다음엔 좀 더 여유를 갖고 약속을 어기지 않을 수 있도록 일정을 잡아야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좀처럼 잘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말년까지도 이걸 잘 해내지 못했던 것 같네요.